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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http://www.ji-eun.com
일다 : 익숙한 것을 유별나게 다루는 솜씨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서 다뤄주셨다. 감사합니다.

오지은의 ‘카리스마’

어떤 면에서는 오지은 음악과의 첫 대면도 허민과 비슷한 데가 있었습니다. ‘어!? 어딘지 예전 락발라드 같다.’ 물론 허민이 첫 인상과 실제 음악이 이어지는 부분이 많은 것에 비해, 오지은은 첫 인상과 꽤 거리가 있기는 합니다.

오지은씨의 팬들이 이 말을 들으면 몹시 웃겠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華(화)>라는 곡을 처음 듣고선 B612의 <나만의 그대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 곡이랑 음악적으로 엄청난 유사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하자면 분위기가 비슷했다는 겁니다. 일단 멜로디가 그런 풍의 히트 곡들처럼 대중적이면서도 감정호소에 있어서는 격렬함이 있었고요. 또 그녀의 노래 부르는 방식이 그랬습니다.

제가 받은 첫 인상이 영 잘못된 것만은 아닌 것이, 그녀의 바이오그래피를 살펴보면 어린 시절부터 파워풀한 락이나 메탈음악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아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오지은은 악기 편성과 반주 면에서는 전혀 ‘빡센’ 계열에 속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그녀는 앞서 소개됐던 허민처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대회 수상자들은 주로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싱어송라이터들(연주도 본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입니다. 하지만 오지은의 음악은 잔잔하지만은 않고요. 오히려 영혼의 폭풍을 담은 듯이 느껴집니다.

주로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가 곡의 반주를 담당하지만, 곡 구조에 약간 변화를 줘서 상상해보면 락음악의 몰아치듯 하는 스타일로 편곡해도 매우 잘 어울릴만한 곡이 많죠. 하지만 역시 1집처럼, 그녀의 짙은 여운을 가진 목소리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한두 가지 악기가 물자국처럼 조금씩 들어오는 패턴에 최고 잘 어울립니다.

고정관념에 색다른 목소리가 흩뿌려질 때

그녀의 음색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개성이 있습니다. 처음 오지은의 목소리를 접했을 때 예전에 들었던 락발라드가 떠올랐던 건, 그런 장르를 부르는 사람들에게 쉽게 따라붙는 수식어인 ‘폭발적인 가창력’ 때문이었죠.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힘차게 높고 낮은 음을 넘나드는 가창력의 자극보다는 어딘지 기괴하고 압도하는 듯한 목소리 톤의 소름 돋는 표현력이 도드라집니다.(일면 데카당스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내지르는 보컬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의 노래법은 마음껏 소리를 뿜어내는 것 같으면서도 몰입감이 풍부합니다. 그녀의 데뷔앨범은 팬들에게 선주문을 받아 마련한 후원금으로 음반제작비를 충당한 작품인데요, [지은](2007)에 대해 그녀는 ‘캄캄한 밤에 등이 하나 켜져 있는 것과 같은 사운드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딱 그래요.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 강렬한 보컬리스트의 역량이라는 것은 성량보다는 그 강렬함을 자아내는 색채들의 조화에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땐 일본의 개성 넘치는 여성 락 보컬-가령 시이나 링고와 오지은의 목소리는 어떤 면에서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어요-같았다가, 또 다른 땐 카리스마가 휘도는 무게감과 나른한 호흡소리가 순간순간 교차되는 그녀의 다면적인 보이스 칼라는 사람들을 잡아 끕니다. 이런 연유로 저는 좌중을 압도하는 보컬리스트의 가창력이라는 것을 다시, 새롭게 이미지화하게 되었죠.

오늘 이 두 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굳어있는 듯 보이는 세계에 다른 목소리를 덧붙이고자 할 때 모든 걸 뒤집어엎고 새로 시작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이미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다른 원을 그리는 것도 멋지다고.


익숙한 것 속에서 찾는 새로운 최초와 그것의 행위들은 어떤 장르, 스타일, 이미지가 하나일 필요도 없고, 하나일 수도 없다는 생각에 설득력을 보태는 것 같습니다. 한 단어에 다양한 뜻이 달라붙는 것처럼 말이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7&aid=0000002823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4493§ion=sc7§ion2=



파나트
와 맘에 드는 글임미다 ^^
200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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