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오지은
http://www.ji-eun.com
uju.jpg (214.6 KB), Download : 8
002. 중력




중력
(이건 나의 음악이야기예요, 끝까지 읽어보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인간다움'을 -> '지구스러움'이라고 생각한다면.

예를 들어 우리 가끔 그러지 않는가.
'너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가있구나'
라던가, 황당한 작품을 보고
'우주로 가셨구만...'
이라 한다던가.

여하튼 나는 그런식으로 치환해서 생각하곤 한다.
인간성,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을
지구, 중력, 흙이라 하고 그것과 대치되는 이미지로
우주, 대기권 바깥 등등등.

그런 맥락으로 더 확대시켜 생각하면,
아방가르드한, 그게 음악이든 미술이든 소설이든
그런 것을 상투적인 무언가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그런 걸, '지구의 중력을 끊으려는 몸부림'
이라고 표현한다. (내 멋대로 그럽니다)

그런데 지구의 중력을 끊고
대기권위로 성층권 위로 올라올라가서
드디어 우주공간에 다다라서 하는 일이 무어냐.

결국, 지구를 바라보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인이니까 어차피 에어리언적 짓은 할 수 없어.
거기까지 가서 빙글 뒤를 돌아 결국 지구를 바라보는거지.

지면위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지구 안에서는 볼 수 없는)
완전한 지구의 모양이,
오히려 지구를 떠나서야 보인다는 것.
이 부분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오 아방가르드는 역시 대단해,
라는게 내 결론이 아니고

흥 그래봐야 니들도 지구 얘기 하는거야.
라는게 나의 (삐뚤어진) 중간결론


서론이 엄청 길었는데 이제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면
상투적인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명제는 잘 이해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나,
단지 중력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움직임은
가끔은 덧없어 보인다는 그런 거. 21세기거든 이미.
물론 스스로의 관성(자신만의 상투성)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사람이 발전이 있지.

하지만 끊으려고 노력하는 상투성이 과연 그렇게 악덕인가.
상업적으로 무기화된 상투성은 구역질이 나고 냄새나니까 자동으로 피하게 된다 쳐도
우리가 느끼는 뻔한 수많은 감정들, 은 사실 소중한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상투성에서 벗어나고 싶다, 라고 느낄 때,
눈을 돌려야 할 대상이 때로는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배가 고프고, 잠이 오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고, 착하게도 굴고, 못되게도 굴고,
사랑에도 빠지고, 바보짓도 하고, 어리광도 부리고, 강한 척도 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인간적인 감정들
중력에 따르다 못해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그런 음악.
난 그런게 하고 싶은 것이다.

일단은.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apric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