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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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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상냥




상냥하고 싶다.
가능하면 내가 얼굴을 마주하는,
또는 덧글로라도 마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상냥하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인류애가 넘쳐서가 아니고

이 풍진 세상,
가만히만 있어도 쓰라린 일이 차례차례 닥쳐오는데
(또는 가만히 서있기 조차도 힘든데)
오고가는 말과 표정이라도 곱고 따스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쓰라렸던 많은 일을 치료해주는 약은 역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은 알러지때매 가까이 할 수 없기에...그러니 분둥이.)

좋은 일이 있어도
봄눈 녹듯 스르륵 금새 녹아버리고
그 아래 시커먼 아스팔트같은 우울과 절망이
바로 모습을 드러내는게 삶이니까
적어도 봄눈이라도 자주 뿌려줘야 하지 않겠나
해서 빙긋빙긋 웃고 다니는 것이다.

만나자마자 우리는 친구! 혈맹! 이럴순 없어도
(사실 그것도 뭐 잘 맞는다면야 가능하지)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낼수는 있잖아.
그게 어디야. 이 풍진 세상.

일부러 상처주는 말을 하고 다닐
네거티브 오지랖이 나에게는 없다.
거기까지 할 기운이 없다.

내가 속이 없어서 실실 웃고 다니는게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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