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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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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이 세상에 있을까.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겠지.
수능 만점이 '헉 불가능해!'한 일이지만
그래도 일년에 몇 명은 있잖아? 크으 꼭 이런 멋없는 비유.

지금보다 더 어릴때는 사랑이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고 슬퍼서
지금 내가 하는 사랑이 영원한 사랑임을 증명받으려고
오히려 상대에게 정성을 쏟지 않았다.
내가 정성없이 대해도 상대가 계속 내 곁에 있어준다면 그야말로 영원한 사랑의 증거일테니.
그래서 계속 같은 실패를 거듭해왔다. (그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물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며 엉엉거리던 멍청한 시절도 있었다.
네네 사랑은 변합니다. 음식도 상하구요. 지구도 돌구요. 아침 다음 낮 다음 저녁 다음 밤인것처럼...
고로 혹시 징징거리는 분들이 계시다면....빨리빨리들 포기합시다.
지금도 청춘의 열차는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구요!

그리고 사랑이 변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다음에는 묘하게 세상에 삐진 상태였다.
흥 어차피 변할꺼. 흥. 하던 반항아의 시기...도 있었지. 이 시기도 빨리 지나갑시다. 남는 게 없어여.

지금은, 까짓거 변하면 어때!!! 의 시기.
사랑이 변한다는 사실에 하등의 불만도, 불안도 없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건 어찌 보면 무서운 것 같다.
마약에라도 취하지 않는 한 100% 완벽한 쾌락은 없고, 그도 약기운 떨어지면 -100% 지옥행.
결국 그런 무균의 세계, 완벽한 세계는 환상속에나 있고, 추구해봐야 좌절만 맛보게 아닌지.

균형을 잡기 힘든 평행봉 위에 올라가있다고 생각해보자.
굉장히 불안하고 다리에 힘도 들어가고 기우뚱기우뚱하고 이거 참 피곤한 노릇이지만,
균형을 잡기 위해 내가 들이는 노력, 그게 관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그 피곤함이 너무 싫었다. 푸근한 소파에 누워있고 싶었다.
내가 뭘 해도 받아주길 바랬다. 막말이든, 어이없는 짓이든, 말도 안되는 행동이든.
(그렇다고 막말을 하거나 어이없는 짓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어!! 그렇게 많이는..-_-)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은 것이,
상황은 언제나 불확실하고, 흔들거리며,
그래서 우리는 소파위에서 푹 퍼지는 것 처럼 마음을 놓아선 안되고,
마치 균형을 잡으려는 평행봉 위의 나처럼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사실.
계속 같이 있고 싶고 둘이서 행복하게 있고 싶다면 노력해야하고
그것이야 말로 정말 사랑이고 애정이 아닌지.

여기서의 노력이란, 선물공세 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평행봉 연습도 오래하면 익숙해진다. 태연하게 서있을 수 있다.
연인사이도 친해지면 친해질 수록 휘청거림의 각도는 점점 작아진다.
평정심에 가까운 상태로 지낼 수 있다.
물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듯, 안심하는 순간 떨어질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잖아.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해줌에 대한 고마운 마음, 그걸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
그 사람의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마음인지. 내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마치 친구사이처럼.
인간은 멍청해서 잘 까먹고, 잘 실수하고, 잘 놓친다.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참 아름다운 것 같다.

언젠가 사랑이 끝난다면, 노력했음에도 끝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높은 파도, 해일에도 두 사람의 통통배가 난파되지 않았다면 운이 좋은거겠지.
노력 다음은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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